지난 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65세이상 전 노령자의 기초연금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선거공약이 재정문제로 하위 70%까지만 매월 10~20만원까지 지급하겠다는 ‘공약후퇴’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던 진영 복지부장관이 청와대와 국무총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으며 청와대와의 갈등설까지 불거졌던 진 장관의 사퇴문제가 30일 결국 수리되면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정홍원 국무총리가 30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에 대한 입장발표의 발언수위를 볼때 진 장관의 사퇴문제가 그동안 얼마나 내홍을 겪었는지 말해주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진 장관 사퇴에 대한 입장발표를 통해 “더 이상 진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국민을 위한 임무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표를 수리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진영장관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며 “국무총리로서 사의를 반려한 것은 진영 장관이 국무위원일 뿐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으로서새 정부 첫 정기국회가 열리고 예산과 법안심의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앞두고 당연히 재고해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 중차대한 시기를 코 앞에 두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사의를 표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어떤 말로도 이렇게 어려울 때 복지 관련 문제를 책임질 수장이 정부와 국회를 마비시키는 행동은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겨 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소신이나 양심과 상관없는 국무위원으로서의 책임과 사명감의 문제”라며 “진 장관은 복지공약에 관한 모든 과정에서 대선 때는 당의 정책위의장과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서 대선 후엔 공약 실천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또한 복지공약을 직접 챙기고 실천하는 정부의 복지부 장관으로서 공약입안과 실천의 전 과정을 책임져 왔으며,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것은 대선 공약집에도, 인수위원회 국정과제 자료집에도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사항”이라며 “그렇게 복지공약을 만들고 실천하기 위한 모든 과정에 참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이 소신과 달랐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그게 소신이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밝힌 정 총리의 발언 수위는 대선 복지공약의 로드맵을 확정한 당사자로서 주무장관의 입장으로서 대통령을 보필하기는 커녕 소신만을 고집하며 책임지고 물러나면 그만이라는 진 장관에 대한 입장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판단하에 야당의 ‘복지후퇴’에 대한 거센 비판여론이 정기국회로 이어져 내년도 예산안 처리마저 야당에 발목이 잡히게 된다면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면서도 그동안 진장관이 직접 챙겨온 복지공약에 대한 비판여론을 국회에서 어떻게 돌파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 역력하다.

지난 제18대 대선 당시 65세이상 전 노령인구에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할 때에도 많은 비판여론이 있었다.

즉, ‘이건희 회장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하느냐’ 등이다. 기초연금이란 나이가 들어 자력의 재정으로 살아갈 수 없는 국민에게 국가에서 일정한 재정적 도움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국민 최소의 복지를 정부가 책임지는 것으로 재정적 능력이 있는 대상자는 애당초 공약에서 제외됐어야 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우선 표를 의식해 현실을 무시한 남발공약으로 빚어진 이번 진 장관의 사퇴문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곱지 않다. 주무장관 하나 그만둔다고 불거진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국민을 위한 국무위원이라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국민의 불신에 대한 이해와 설득을 시키고 물러났어야 하며, 대통령과 의견이 다르다면 대통령과도 협의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주무장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복지후퇴’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이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그것을 포장하려는 솔직하지 못한 말장난이라는 것을 제발 알았으면 한다.

/추경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