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중심도시인 로스엔젤레스에 의지의 한국인 김문희 시인에 의해 「작가의 집, 아트홀」이 최근 문을 열었다. 2410W James M. Wood Bl Los Angeles, CA 90006번지에 둥지를 튼 「작가의 집」(House Of Writers)은 강원도 원주출신의 재미시인 김문희(64)씨의 이민생활 34년 동안 꿈꾸어오던 열매이자 로스엔젤레스 일대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출신 예술가들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작가의 집 이사장인 김문희 시인은 지난 1980년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하여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 와서 비전대학교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받고 어린이학교를 줄곳 운영해왔다.

문단활동으로는 1986년에 「한국수필」을 통해 수필가로 데뷔한 후 이듬해인 1987년에는 「시문학」을 통해 시 부문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온 후 1987년도부터 전 미주에 있는 교포문인들과 한국문인협회 소속 문인들이 함께하는 제1회 해변문학제를 열어 이민문학과 본국문학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 지금까지 해변문학제는 매년 여름에 이민사회의 최대문학행사로 전통을 이어와 올해까지 25년 동안 지속해오고 있다. 김 이사장의 문학사랑은 누구보다도 유별나며 열정적이다. 그는 “문학은 제 인생의 비티민이며 문학은 내 삶의 근원이 됩니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러한 가운데서 이민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어린이교육에 매진하여 몬테소리어린이학교를 설립, 교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이들이 자라 미국의 주류사회에 진출하여 인정받고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오고 있다.

김 이사장은 미주한국학교 연합회 회장을 1990년도부터 1991년도까지 맡아 수고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1년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표창(교육부문)을 받은바 있으며, 지난 1994년도에는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주최한 한국문화의 밤 행사에 초청시인으로 참석하여 한국문학을 널리 알리는데도 일조했다. 그의 활발한 문단활동은 미주 크리스찬문인협회 회장과 이사장을 역임하고 재미시인협회 회장과 이사장을 역임한 후 현재는 미주 크리스찬문인협회 고문과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미주연합회 회장 , 로스엔젤레스 뉴 타임스 웨스턴스쿨교장, 나성 몬테소리유아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미국 서부지역 사막 한 가운데서 아름다운 무궁화 꽃 한 송이를 피우는 작가의 집 이사장 김문희 시인은 제4회 한글문학상과 제5회 영랑문학상 본상, 제3회 미주펜문학상 등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그가 최근 펴낸 풍경이 있는 테마에세이집 『파피 꽃 언덕』의 내용을 보면 이민생활 34년 동안 미국에서 그려보는 서정이 수록되어 있다.

그는 “이민의 삶이란 개인이 가진 환경이나 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그가 로스엔젤레스에서, 살면서 그리고 산호세와 센프란시스코, 맘모스 레이크 등을 오가며 느꼈던 삶의 편린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고 했다. 이민의 삶속에서 상실되려는 자신만의 고유의 서정을 지켜내려는 작업이며 자신의 문학적 서정과 함께 이민이라는 삶에 맺힌 슬픔이라고 소회하면서 또한 문화 상실감을 극복하려는 잠재의식의 결과라고 말했다.

삶의 연륜이 더 할수록 깨달음의 폭도 확장되기 마련이겠지만 요즘같이 현실에 얽매인 상태에서는 어떤 가치나 아름다움도 이룩할 수 없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집 밖에 나와 보면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이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나 삶에 눈을 뜰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해서 미국에서의 삶을 테마로 잡은 것이다.

작가의 집에는 약 30여명이 정기적인 문학활동할 수 있는 「동리 홀」과 50여명이 활동할 수 있는「미당 홀」, 그리고 이민사회의 각종 문학동인지 및 시집 등 방대한 도서들이 가득한 「자료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400여명이 동시에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공간과 강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 등이 완벽한 조명시설과 함께 잘 갖추어져 있다. 이민사회의 새로운 문화의 이정표를 제시한 재미시인 김문희 이사장의 노고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김철수 논설위원(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